칸트 실천이성비판, 김구 백범일지, 명심보감을 읽고나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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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실천이성비판, 김구 백범일지, 명심보감을 읽고나서 후기
실천이성비판은 어떤책인가?
인간 이성의 한계를 지적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저서 『실천이성비판』을 읽었다. 책 제목 그대로 이론보다는 실천을 강조한 저작이다. 저자는 경험론과 합리론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모두 비판했는데 둘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먼저 경험론은 세상 모든 일은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합리론은 오직 이성만이 진리를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얼핏 들으면 서로 상충되는 듯한 견해인데 놀랍게도 양쪽 모두 나름의 일리가 있다는 게 칸트의 설명이다. 가령 사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라든지 냄새, 촉감 등은 오로지 오감으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간접 경험으로는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물이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만약 내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과를 먹지 않는다면 영원히 사과의 존재를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합리적 사고방식대로라면 현재 보이지 않는 사과는 언젠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 요컨대 전자는 직관이고 후자는 논리다. 이렇게 볼 때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백범일지는 어떤책인가?
======내가 읽은 책은 김구 선생님의 자서전인 『백범일지』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어본 분들이 많을 텐데 나 역시 어릴 적 부모님께 선물 받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그저 위인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읽으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우선 분량이 상당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무려 상하권 합쳐 1,500페이지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중간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 덕분에 책장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저자의 생애 전반에 걸쳐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출생부터 성장 과정, 독립운동 및 해방 후 귀국까지의 일대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라서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데 용이했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 민족주의 사상과 애국심 고취라는 교육적 측면에서도 유익하다고 느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서술 방식이라는 점이다. 가령 어린 시절 일화라든지 몇몇 에피소드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됐을 법 한데 불필요하게 길게 묘사되어 있어 지루했다. 물론 전체적인 맥락상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기술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명심보감은 어떤책인가?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 문신 추적이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명구를 모아 엮은 책이다. 원래 19편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후에 어떤 학자가 증보하여 팔반가팔수십훈 및 효행 편을 더한 뒤 14편으로 정리하였다. 주로 한문 초학자가 『천자문』을 익힌 다음 『동몽선습』과 함께 기초과정 교재로 널리 쓰였다. 오늘날까지도 유교 사상의 입문서이자 처세서로 읽히고 있으며 조선시대 서당에서는 필수과목으로 가르쳤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사주신 책이기도 하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틈틈이 꺼내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마음이 정화되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물론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 내용도 있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마음가짐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 개인적으로는 인생 지침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